Friday, June 18, 2010

아련한 추억의 교훈

어린시절 우리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유행하던 우주소년 아텀이나 요괴인간을 보기 위해 형의 손을 잡고 동네 만화방에 가곤 했습니다. 입장료가 얼마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만화방에 들어가기 위해서, 형은 저의 입장료까지 지불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렵게 들어간 만화방은 온 동네 아이들로 가득찼습니다. 만화방에는 만화를 보러 온 아이들보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만화영화를 보러 온 아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텔레비전이 ‘찌지직…’ 하며 화면이 흔들리고 잡음이 들리기라도 하면 앉아 있던 우리들은 일제히 주인 아저씨에게 소리를 칩니다. “아저씨… 화면이 흔들려요.. 안테나좀 잡아주세요….”
주인 아저씨는 다른 동네 만화방에 어린 고객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부리나케 지붕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소리를 칩니다. “잘 보이냐?..... 이제 됐어?....” 우리들은 일제히 대답을 합니다. “예, 잘 보여요….”
희미하고도 아련한 추억들 입니다. 그 어린시절 배웠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서는 안테나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에 안테나가 조금만 흔들려도 화면은 흔들리고 소리는 잡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 배움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어 목회의 현장에 들어선 나에게 아주 중요한 영적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매일의 삶 가운데 하나님께로 향해야 할 영적 안테나가 세상의 바람 때문에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귀를 열고 영혼의 안테나를 하나님께로 돌리기만 하면 아버지 하나님께서 실시간으로 내 삶에 지시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지시를 받고 갈 때 그 길은 시온의 길이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형통의 길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아는데 잘 안됩니다. 우리의 귀와 눈이 너무도 다른 것에 집중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음성을 듣지 못해서 오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없습니다. 우리의 귀와 눈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것들이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음은 굳은살 처럼 딱딱해져서 하나님의 음성을 빨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귀와 눈을 닫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음성은 세상의 소리들이 있으면 듣지 못합니다. 세상의 소리들을 들었던 모든 감각기관들을 닫고, 말씀과 기도를 통해 영혼의 창을 열어야 합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마음으로만 들을 수 있는 아버지의 음성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영적인 안테나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남성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