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29, 2011

NASA 품은 영웅 정재훈 박사-우주왕복선 참사때마다 해결

우리 교회 정재훈 장로님의 중앙일보 기사를 옮겼습니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47789

내일(28일)은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 25주기이다.1986년 1월28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지구촌 곳곳의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는 가운데 이륙한 챌린저호는 발사 72초 만에 폭발했다. 이 사고로 사상 최초로 시민으로서 우주비행에 참가한 고교 교사이자 두 자녀의 어머니인 크리스타 맥컬리프를 포함한 7명의 우주비행사가 산화했다.불과 나흘 뒤인 2월1일은 또 다른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지구 귀환 도중 역시 공중에서 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한 지 8년째가 되는 날이다.2003년 승무원 7명을 태우고 지구로 귀환하던 컬럼비아호는 플로리다 착륙을 불과 16분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챌린저와 컬럼비아호 참사는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겪은 두 번의 큰 좌절이었다. NASA는 사고가 날 때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했다.사이프리스의 우주선부품제조회사 테이코(Tayco) 엔지니어링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항공우주과학자인 정재훈(63) 박사는 챌린저와 컬럼비아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 장본인이다. NASA는 정 박사 덕분에 고비 때 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었다.
정재훈 박사가 챌린저호 참사 이후 개발, 1988년 발사된 디스커버리호에 장착된 열조정장치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 박사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는 그의 공적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챌린저호 참사 25주기, 컬럼비아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정재훈 박사의 업적을 재조명해 봤다.◆챌린저호 참사…챌린저가 되다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정재훈 박사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챌린저호 참사 이후 NASA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전면 중지하고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조사 결과 오른쪽 보조추진로켓의 '오(O)'자형 고무패킹이 저온에 얼어 버려 틈이 생겼고 이 틈으로 새어 나온 연료에 붙은 불이 외부연료탱크의 액체수소 연료에 옮겨붙는 바람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NASA는 사고 원인 발표와 동시에 해결책 공모에 나섰다. 해답을 제시한 인물은 우주왕복선 부품을 NASA에 납품하던 테이코 엔지니어링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정 박사였다. "사고 당시 TV를 보고 있었어요. 처음엔 흰 연기가 나는데 폭발한 지도 몰랐죠. 폭발인 걸 알고 나니 주르륵 눈물이 나더군요. 내가 해결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지혜를 달라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그는 특수 오링이 들어간 열조정장치(히팅 밴드) 아이디어를 정리해 NASA에 보냈다.NASA는 40개의 아이디어 중 정 박사의 아이디어를 포함한 2개를 채택했고 실험 끝에 정 박사의 아이디어를 최종 선택했다. 이 열조정장치는 1988년 9월29일 디스커버리호에 장착돼 챌린저호 참사 이후 2년 8개월 만의 우주왕복선 발사 재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디스커버리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자 NASA는 이후 발사될 모든 우주선에 새로운 열조정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당시 정 박사가 만든 열조정장치의 우수성은 이 장치가 디스커버리호 이후 현재까지 총 81회 발사된 우주왕복선에 매번 아무런 변경사항 없이 장착돼 왔다는 사실이 증명하고 있다.◆컬럼비아호 공중폭발…또 다시 해결사로 나서다챌린저호 참사 이후 15년 뒤인 2003년 NASA는 컬럼비아호 공중폭발이란 또 다른 비극을 겪는다.NASA는 컬럼비아호 외부연료탱크에 생긴 얼음 덩어리가 떨어지며 가한 충격에 우주왕복선 날개가 손상된 것이 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챌린저호의 문제점을 해결했던 정 박사는 또 다시 문제 해결에 골몰했고 다시 한 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정 박사는 우주왕복선 외부 결빙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결빙방지 가열시스템(Anti-Icing Heating System)을 외부 연료탱크에 장착하는 아이디어를 NASA에 보냈다.실험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테이코 엔지니어링은 2005년 4월 첫 생산품을 외부연료탱크 제조처인 NASA 미커드 오퍼레이션-록히드 마틴에 전달했다.당시 우주정거장 건설용 자재를 하루라도 빨리 우주로 보내야 했던 NASA는 디스커버리호를 발사대로 옮겨 놓고 5월22일 발사를 위한 최종점검을 시작했다. 하지만 NASA는 이해 4월29일 휴스턴 본부에서 TV 중계를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했다. 정 박사가 개발한 장치를 장착하기 전에는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수 없어 발사 시기를 7월로 미룬다는 내용이었다. 정 박사의 장치가 우주왕복선의 안전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NASA가 세계에 공포한 셈이다.참사 이후 첫 우주왕복선 발사를 앞두고 안전성 문제로 고심했던 NASA 총책임자와 우주 비행사는 디스커버리호 발사를 앞두고 두 차례나 테이코를 방문해 정 박사에게 감사를 표했다.◆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중단…언성 히어로의 새로운 도전1981년 시작된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실시 30년째인 올해를 마지막으로 중단된다.올해 발사될 우주왕복선은 모두 3대이다. 2월24일 디스커버리 6월28일 아틀란티스에 이어 8월19일 엔데버호의 발사가 끝이다. 이후엔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해 온 우주왕복선들이 모두 퇴역한다.1988년 디스커버리호 발사 이후 23년 동안 이어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상당 부분 정 박사 덕분에 유지될 수 있었다. 무수히 많은 우주왕복선 승무원들도 정 박사 덕분에 안심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미국의 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정 박사의 공로는 그 기여도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테이코가 우주선 선체 제작사의 하청업체란 점 개인보다는 팀을 내세우는 미국 특유의 문화 탓이다. 정 박사 또한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것을 꺼려한다.정 박사와 테이코에 커다란 성공을 안겨 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종료되지만 언성 히어로는 이미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미 공군이 지난 해 4월 발사해 220일 동안 우주궤도에 머물다 12월 귀환한 차세대 우주왕복선 X37B엔 그가 새롭게 개발한 광학장비와 태양열 관련 장치가 탑재돼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공헌했다."연방정부의 방침에 따라 향후 우주왕복 프로젝트에서 민간업체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여러 민간업체가 3~4인승 규모의 소형 우주왕복선 개발에 나서고 있지요. 우주왕복선의 형태도 기존의 비행기 비슷한 모습이 아니라 예전처럼 귀환할 때 낙하산을 펴는 캡슐형이 주종이 될 겁니다."NASA의 프로그램은 중단되지만 우주를 향한 정 박사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가 또 어떤 놀라운 소식으로 기쁨을 전하게 될 지 궁금해진다.◆정재훈 박사는…63세.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31세 때 미국에 와 롱비치에 정착했다.말단 제도사로 테이코 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뒤 주경야독으로 캘스테이트 롱비치에서 석사 UC어바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2008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실려 발사된 우주 정거장용 로봇팔의 극저온 내부 신경조직을 개발했고 2004년 화성에 착륙한 쌍둥이 로봇탐사선'스피리트'(Spirit)와 '오퍼튜니티'(Opportunity)호의 극저온 신경조직 외 1563 종류의 열 조정장치를 개발 장착해 화상탐사선에 기여한 공로로 NASA로 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현재는 차세대 우주선의 태양열 발전시스템 개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계기시스템 개발 및 NASA 우주개발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