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조선일보 기사에서 인용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26/2012092601985_2.html
스토리텔링을 하려면 먼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입시의 시대에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교과과정만큼 중요하다. 1학기가 바뀐 교과과정 및 학급생활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학기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 때다. ‘창의적 체험’이란 결국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느냐로 판가름되니까.
현재 포스텍(포항공과대학)과 카이스트는 정원 전부를 입학사정관제로 뽑고 있다. 서울대는 정원의 약 80%를 이 과정으로 뽑을 예정이다. 상위권 대학의 입시방식은 전체 전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포트폴리오는 벼락치기가 불가능한 과목이다. 고등학생이라면 수능에 집중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해보는 게 낫다. 초등학생이라면 다르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준비할 여유가 있다. 1학기가 새 학년 교과과정을 익히고 새로 바뀐 학급에 적응하는 시기(적응활동)라면, 2학기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채워가야 하는 시기(체험활동)다.
지금은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시대라는 말을 창안한 이어령 석좌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뛰면 1등은 한 명이지만, 365도로 뛰면 1등이 365명 나올 수 있다”고. 성적순으로 커트라인을 만드는 게 전자라면, 각자의 이야기를 중시하는 입학사정관제는 후자에 가깝다. 문제는, 입학사정관제 역시 한 방향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모두가 같은 경험치를 가지고 비슷한 이력을 늘어놓는다면, 다시 한 줄 세우기가 될 수밖에 없다.
365도 방향으로 달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길잡이
1 Step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내 아이가 가진 마음 지능
하워드 가드너의 ‘마음의 틀’ (참고도서 《10대 너의 배움에 주인이 되어라》)
“진정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영리한가보다 어떻게 영리한가에 있다.”
-하워드 가드너
인간이해지능타인의 욕구나 필요를 알아내는 능력. 남의 마음을 잘 아는 능력. 누군가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지 않아도 그 어려움을 금방 알아차리고 도와준다. 남의 마음을 잘 읽기 때문에 장사도 잘하고,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자연친화지능동물이나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호스 위스퍼러(horse whisperer)>라는 영화를 보면 말이 며칠째 밥을 먹지 않자 주인공이 말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동물과 대화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이런 자연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이다.
자기성찰지능역경이 찾아와도 역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다. 간디나 처칠과 같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불굴의 의지력, 자기를 돌아보고 닦아나갈 수 있는 능력, 원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힘 등을 뜻한다.
2 Step 인성이 실력이다, 나와 남을 돕는 봉사활동
1단계 → 주변부터 둘러보기《청소년 자원봉사 어떻게 할까》의 저자는 봉사활동의 기본 소양을 ‘나와 남을 바꾸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바꾸어보기 시작하면, 이해하지 못해 울컥했던 일들이 사라지고 세상사람 모두가 친구처럼 느껴진다. 봉사활동의 고수들이 봉사를 할수록 재미있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와 남을 바꾸어보면서 편견과 차별로 흐려진 눈을 깨끗이 씻어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 사람의 입장이 되기 힘들다면 그를 내 가족으로 바꾸어보자. 양로원의 어르신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로, 장애아동을 내 사촌동생으로, 그렇게 보면 어렵지 않게 누군가를 돌볼 수 있게 된다.
2단계 → 소질 발견 인성 쑥쑥, 재능기부 봉사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것이 아이들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베네수엘라에 있다. 그 나라는 남미 최대의 산유국이지만 극심한 빈부격차로 전 국민의 30%가 빈민이다. 그런데 거리의 총과 마약에 노출되어 있던 빈민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눠줬다.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시작이다. 차고나 창고를 개조해 솔로보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심으로 음악을 교육했다.
거리의 아이들은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꼈고 악기를 통해 단체생활의 질서와 규율, 책임과 의무, 배려와 헌신을 배우게 됐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재 전국에 221개의 음악학교와 500개의 오케스트라에서 30만 명의 어린이, 청소년이 음악을 배우고 있다. 1975년부터 지금까지 37년간 엘 시스테마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자기 앞에 놓인 불행과 싸워나간다면 누구에게나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준 것이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꾸며 한국시립교향악단이 서울시, 구로구와 협약을 맺고 구로구 저소득층 아이들을 포함한 초등학교 3학년 30명을 선발해 무료로 첼로와 바이올린을 지도했다. 지역밀착형 어린이 예술교육 프로그램, 일명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다. 구로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된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는 도봉구에서도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연주만 시켰는데 이화여대 산학협력단과 연계해 연구논문도 발표했다. 현재는 용산구, 금천구까지 확대되어 운영 중이다.
3단계 → 공부해서 남 주기, 봉사활동‘무서운 10대, 초등학생 공부방에 원정 간 이유는?’ 일간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무서운 10대들이 초등학생 공부방에 우르르 몰려간 이유는, 다름 아닌 공부방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다. 서울 용산구 이촌2동 공부방에는 용강중학교 학생들이 토요일마다 토요 봉사활동을 한다. 방과 후 수업 중 ‘공부한 것을 가치 있게 써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가장 최근까지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공부한 건 중학생, 가장 친근하게 가르쳐줄 수 있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공부방 아이들은 이들을 ‘꿈나무 샘’이라고 부른다. 2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인다. 선생님 인원도 그 정도여서 1:1로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가르친다. 꿈나무 샘들은 “1:1로 가르치는 것도 힘든데 30여 명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선생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역지사지 정신으로 수업시간에 훨씬 집중하게 됐다고.
3 Step 이제 만들어볼까요. 열여섯에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재강이
1단계 → 주제 정하기“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걸 만들고 싶어?”라는 질문부터 시작한다. 현재 서울 영상고등학교에 다니는 채재강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환경단체 봉사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자연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단계 → 관련 서적 읽기재강 군은 자연다큐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한 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는 사람》은 사막으로 변해가는 몽골에 나무를 심어온 한 여성의 이야기로, 봉사만 할 때는 알지 못했던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3단계 → 체험하기다음 단계는 직접 해보기. 재강 군은 자연봉사를 확장해 직접 몽골에 갈 기회를 얻었다.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한 덕분이었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이때 그려졌다.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어떻게 찍을지 등이 구체화된 순간이었다.
4단계 → Ready, action!<몽골의 사막화 방지에 관한 영상>. 이 8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80시간이 걸렸다. 미리 만들어놓은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촬영에 들어갔지만 현장은 생각과 달랐다. 수많은 장면 중 이야기가 될 만한 한 컷을 골라내는 편집 및 후반작업은 그중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
보는 만큼 보인다. 추천영화! 참고도서 《청소년을 위한 추천영화 77편》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나무를 심은 사람 / 아름다운 비행 / 북극의 나누크 / 스피릿 / 아웃 오브 아프리카 / 베어 / 펭귄-위대한 모험 씨비스킷 / 듀마
휴먼드라마의 정수사운드 오브 뮤직 / 투게더 / 천국의 아이들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 인생은 아름다워 / 집으로 가는 길 아이엠 샘 / 나의 왼발 / 어둠 속의 댄서 / 말아톤 / 어바웃 슈미트 / 포레스트 검프
영화로 역사읽기쉰들러 리스트 / 태극기 휘날리며 / 킹덤 오브 헤븐 / 킬링 필드 / 뉘른베르크 / 인도차이나 / 늑대와 함께 춤을 인생 / 피아니스트 / 닥터 지바고 / 글래디에이터 / 벤허
시야 넓히기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 존 큐 / 파워 오브 원 / 아무도 모른다 / 초콜렛 / 아이리스 / 토끼 울타리 / 시티 오브 조이 / 아버지의 이름으로 / 자전거 도둑 / 에린 브로코비치 / 시티 라이트 / 모던 타임스 / 쇼생크 탈출 / 이키루
환상의 세계뮬란/ 터크 에버래스팅 / 에버 애프터 / 작은 아씨들 / 제인 에어 / A.I / E.T / 아일랜드 / 가위손
위인을 만나다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일 포스티노 / 샤인 / 서편제 아마데우스 / 불멸의 연인 / 간디 / 말콤 X / 쿤둔 / 닥터 코르작
네가 주인공빌리 엘리어트 / 로빙화 / 북경자전거 / 정복자 펠레 / 죽은 시인의 사회 / 책상 서랍 속의 동화 / 코러스 / 엠퍼러스 클럽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지난해 서울국제청소년 영화제에서 ‘발칙한 시선상’을 수상한 <아기염소를 구해라>의 류고 나카무라 감독(17)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상물을 만들었다. 집에 있던 홈비디오 카메라로 2분짜리, 4분짜리 영상을 만들어본 게 시작이었다. 소꿉놀이처럼 동네 친구들과 즐긴 놀이였다. 누구는 카메라맨을, 누구는 배우를 맡았다. 번갈아 역할을 바꿔가면서 호러, 코미디, 패러디 등의 영상을 만들었다.
6학년 때는 컴퓨터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 편집을 시작했다. 작품의 완성도도 더불어 높아졌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네 주민센터에 찾아가 “내 작품을 틀어 달라”고 요청했다. 센터의 허락이 떨어지자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전단을 돌렸다. 첫 상영 때는 100여 명의 주민이 모였고, 이런 식의 시사회를 10여 번 했다.
류고가 길을 열어온 방식은 비슷하다. 방송장비가 보고 싶어 방송국을 직접 찾아간 적도 있다. 촬영장과 편집실을 둘러보면서 관계자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 친해지기도 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부르지 않은 곳도 달려갔다.
본격적으로 영화인(?)이 된 건, 2009년 ‘오키나와’에서 열린 ‘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다. 오키나와 하면 떠오르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염소를 떠올렸다. 오키나와에는 염소를 기르는 집도 많고, 염소고기도 많이 먹는다. 시나리오 <염소의 산책(Goat Walking)>이 당선되면서, 오키나와 기업의 지원을 받아 <아기염소를 구해라>라는 1시간 40분짜리 영화도 완성했다. 배우를 비롯한 스태프진은 모두 프로, 대부분 성인이었고 감독이자 작가인 류고만 청소년이었다.
감독 데뷔는 여기에서
대한민국 세계청소년영화제대전에서 개최하는 영화제다. www.dima.or.kr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서울특별시에서 주관하는 영화제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중 부산, 전주, 부천 다음으로 큰 규모다. 60개국 청소년이 영화를 출품하고 그중 40개국의 작품이 상영된다. www.siyff.com
아시아국제청소년 영화제www.kiyff.com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부산광역시에서 개최하는 비경쟁 국제어린이영화제다.www.biki.or.kr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되어라북극 지방에 사는 펭귄의 습성에는 다음과 같은 게 있다. 떼를 지어 몰려온 펭귄의 무리는 빙산 끝에 다다르면 머뭇거린다. 뒤뚱거리며 함께 걸어올 때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다가 바다에 뛰어들어야 되는 순간이 오면 눈치를 본다.
망망대해는 먹이가 있는 곳이지만, 감수해야 할 위험도 넘실거린다. 한 마리 펭귄이 눈을 질끈 감고 바다에 뛰어들면 뒤이어 다른 펭귄들도 일제히 따라온다. 영어로 ‘First Penguin’은 ‘도전하는 사람’을 뜻한다. 당장은 무리 속에서 돌출되지 않고 뭉쳐 있는 게 안전해 보이지만, 일단 뛰어내리고 나면 흥미진진한 ‘Under the Sea’를 보게 될 것이다. 365도 방향으로 뛰는 차세대 인재도 일단은 뛰어야 한다. 아이는 그 끝에서 입학사정관제용 포트폴리오의 완성보다 더 뜻깊은 ‘나만의 이야기’를 갖게 될 것이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유슬기 기자 | 사진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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